어느날 부자가 남기고 떠난 편지

어느날 부자가 남기고 떠난 편지

 

나의 편지를 읽게 될 고마운 당신에게!

 

오늘도 그대들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밥은 꼭 챙겨드시고

여기까지 와보니 알겠더이다

 

비싼 돈으로 산 핸드폰 성능은

70프로도 사용하지 않았고,

 

나의 비싼 차도 70프로의 성능은 필요도 없는 것이었으며

 

호화로운 우리집도 70프로의 면적은 비어있는 공간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옷과 일용품들 70프로 또한 지극히 필요가 없는 것들이었소이다.

 

"살아보니 인생은 경기장과 같습디다"

 

전반전은 학력, 직위, 권력, 돈을 위해 살아왔고,

 

그런것들이

높고 많으면 이기는 것이었지만...

 

하지만 후반전은 달랐다네요.

 

전반전의 승리를 위해 청춘을 바쳤던 하나밖에 없는 몸

혈압, 혈당, 당뇨, 뇨산을 낮추기에 후반전은 급급했지요

 

전반전은 나보다 높은 코치의 명령을 따라야 했고

후반전은 나의 명줄을 잡고있는 의사의 명령을 따라야 했으니 이제야 알겠더군요

 

전반전에서 높이 쌓았던 모든 것들이 잘못하면 후반전에서 누릴수가 없다는 걸

 

하물며 운동경기도 중간에 쉼이 있었거늘 나도 쉬며 쉬며 갔어야 했는데...

 

전반전에서 앞만 보고 정신없이 살았던 날들 이제는 씁쓸한 추억으로 남았소이다..

 

나의 편지를 읽는 아직은 건강한 그대들에게!

 

아프지 않아도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아보고,

목마르지 않아도 물을 많이 마시며

 

괴로운 일 있어도 훌훌 털어버리는 법을 배우며,

양보하고 베푸는 삶도 나쁘지 않으니 그리 한번 살아보시기 바랍니다.

 

돈과 권력이 있다해도 교만하지 말고,

부유하진 못해도 사소한 것에 만족을 알며

 

피로하지 않아도 휴식할 줄 알며

아무리 바빠도 움직이고 또 운동하시기 바랍니다.

 

3천원짜리 옷 가치는 영수증이 증명해주고,

3천만원짜리 자가용은 수표가 증명해주고, 5억짜리 집은 집문서가 증명해주는데,

 

사람의 가치는 무엇이 증명해주는지 알고는 계시는지요.

 

바로, 건강한 몸이랍니다.

 

건강에 들인 돈은 계산기로 제발 두드리지 마시고...

건강할 때 있는 돈을 자산이라고 부르지만

아픈뒤 그대가 쥐고 있는 돈은 그저 유산일 뿐이니...

 

세상에서 나를 위해 차를 몰아줄 기사는 얼마든지있고,

세상에서 나 자신을 위해 돈을 벌어줄 사람도 역시 있을 것이오나...

 

나 자신의 몸을 대신해 아파줄 사람은 결코 한명도 없답니다.

 

물건을 잃어버리면 다시 찾거나 사면 되지만

영원히 되찾을수 없는 것은 하나뿐인 생명이라오!

내가 여기까지 와보니 돈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무한한 재물의 추구는

 

나를 그저 탐욕스러운 늙은이로 만들어 버렸고

 

내가 죽으면 나의 호화로운 별장은

내가 아닌 누군가가 살게 될터이고

 

내가 죽으면 나의 고급스런 차 열쇠는

누군가의 손에 넘어가게 되겠지요

 

내가 한때 당연한 것으로 알고 누렸던 많은 것들...

돈, 권력, 직위 이제는 그저 쓰레기에 불과할 뿐

 

그러니... 전반전을 살아가는 사람들아 너무 총망히 살지들 마시고

후반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아 아직 경기를 끝나지 않았으니

행복한 만년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자신을 사랑해보십시요.

 

전반전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두었던 나는

 

후반전은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패배로 마무리 짓지만

그래도 이 편지를 여러분께 전할수 있음에

 

따뜻한 기쁨을 느낀답니다.

바쁘게 세상을 살아가는 그대들이여...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며 살아가기를

힘없는 이 사람이 이젠 마음으로

그대들의 행운을 빌어주겠네

 

-모 병원의 병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