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가지 도둑

 

여섯 가지 도둑

 

세상에 제일 고독한 도둑은

바로 자기 몸 안에 있는

여섯 가지 도둑일세.

 

눈 도둑은

보이는 것마다

가지려고 성화를 하지.

 

귀 도둑은

그저 듣기 좋은

소리만 들으려 하네.

 

콧구멍 도둑은

좋은 냄새는

제가 맡으려고 하고

 

혓바닥 도둑은

온갖 거짓말에다

맛난 것만 먹으려 하지.

 

제일 큰 도둑은

훔치고 못된 짓 골라하는

몸둥이 도둑.

 

마지막 도둑은

생각 도둑.

 

이놈은 싫다

저놈은 없애야한다

혼자 화내려고 떠들며

난리를 치지.

 

그대들 복 받기를 바라거든

우선 이 여섯 가지 도둑부터 잡으시게나.

 

내 몸 안에 존재하는 나쁜 무리들을

내 스스로가 먼저 다스릴 줄 알아야

내 밖의 모든 세상을

바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말은 쉽지만

참으로 인내하고

많은 고뇌가 따르겠지요.

 

싫다 좋다.

크다 작다.

있다 없다 비교하며 가내지 않고

 

생각 생각에 앎이 없고

거동에 자취 없으며 자유인이라네.

 

대하는 놈마다

그놈 따로 내 따로 둘이 아니니

그놈이 바로 나라는 것을 명심하시게나!

 

-일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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